나의 뉴욕 출장기 in 2020
2020년 9월 말, 나는 전자기기를 만드는 중견회사 해외영업팀에서 근무 중이었는데, 마침 코로나가 한창인 시기라 해외출장 갈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회사에서 뉴욕 지사 출장 명령이 내려왔다. 이유인 즉슨, 당시 수만명씩 죽어나가는 심각한 코로나 펜더믹을 겪고 있는 미국의 현지 직원들이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으로 출근을 거부하면서, 일할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나도 두려웠다. 당시에는 코로나 확진자 및 사망자가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시기였다. 나는 거부 의사를 비췄지만, 팀장님의 간곡한 요청을 가장한 압박으로 뉴욕으로 떠나게 되었다. 무려 3개월이나 한국을 떠나 있게 되다니, 한국이 너무 그리울 것 같아서 슬픈 마음이 컸다.
장기 출장에 앞서, 소중한 나의 차에 커버를 씌워서 지하 4층에 주차해뒀다. 제발 배터리가 나가지 않길 바라면서,,
지금에서야 쓰는 이야기지만, 당시 나는 예정된 3개월을 모두 채우지 못하고 2개월 후에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기특하게도 자동차 시동이 잘걸렸다.

나는 워낙에 미니멀리스트 기질이 강하다. 3개월이 예정된 출장 치고는 소박하게 짐을 챙겼다. 뭐 없는 거나 필요한 물품은 현지에서 공수하지 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도착한 인천 공항은 썰렁하기 그지없었다. 그 넓은 공항에 직원들 제외하면, 승객들이 100명도 안돼 보였으니까


내가 약간 비행기 공포증이 있다. 일 년에 12번은 해외 나가는 일을 했으면서도, 공항 가기 전에는 극도로 예민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잠도 잘 못 자고 초췌하고 쇄약 해진 모습으로 비행기에 탑승했다. 코로나 시국에 딱 한 가지 좋았던 건, 항공기 내에 사람이 없다. 뉴욕행 비행기 안에는 나포함 20명 남짓의 승객들이 타고 있었고, 덕분에 정말 편하게 JFK까지 이동했다. 전날 잠을 설친 탓에 그냥 팔걸이(arm rest) 올려 두고 3자리에 길게 누워 내내 잠만 잤던 거 같다. 물론 식사시간에만 일어났다. 두 번의 식사와 한 번의 간식, 마치 사육당하는 동물이 된 느낌이었다. 먹기만 하고 움직이진 않아서 몸도 퉁퉁 부었다.
JFT airport 도착
약 13시간 여의 비행 끝에 JFK(John. F. Kennedy airport)에 도착했다. 와, 정말 하늘이 푸르렀는데 뉴욕 지사 이사님이 픽업을 나오셔서 엉겁결에 사진은 못 찍었다.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허츠(Hertz)!! 미국 생활의 필수품인 자동차를 렌트했다. 가장 저렴했던 도요타 코롤라를 렌트했다.

렌트를 마치고 다음으로 향한 곳은 나의 뉴욕 생활을 내내 함께할 Hyatt place garden city였다. Garden city는 뉴욕 주의 long islands의 중간쯤에 위치한 지역이다. 맨해튼과는 차로 1시간 정도 걸렸던 거 같다.
아 그리고, 내가 갔던 하야트는 한국 하야트와 전혀 다르다. 그냥 80~90불 정도의 서비스가 별로인 미국 비즈니스 호텔이다. 어쨌든 땅이 넓은 곳이니 방은 상당히 넓어서 좋았다.

모든 게 큰 미국 답게 룸이 시원시원하게 크다. 땅이 넓은 관계로 호텔도 5층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맨해튼의 경우 100층 가까운 호텔들도 많았는데, 롱아일랜드는 한국으로 치면 번잡하지 않은 경기도 느낌이라, 어디든 큼직큼직하게 되어 있었다.

방이 얼마나 넓었냐면, 과장 좀 보태서 아이돌 안무 연습해도 될 정도였다. 불편한 점이 있었다면, 화장실이 구식이었다.
수전도 다 오래되어서 그런지 완전히 잠기지도 않아서 물이 한 방울씩 톡톡.. 은근히 거슬리는 면도 있었다. 그리고, 침대가
가운데에서 점프를 누가 많이 한 건지 움푹 파여 있어서 허리가 아팠다. 불편을 호소했지만, 호텔 직원들은 말로만 고쳐주겠다고 하고 아무 조치를 취해주지 않았다.
코로나라 따로 조식 서비스는 없었고, 그냥 간편식 pick-up 해갈 수 있게끔 비치되어 있었다.

오히려 간편식이 좋았다. 매일 삶은 달걀, 베이글, 아보카도 퓌레, 다양한 과일, 요구르트, 견과류 등이 간편식으로 제공됐다. 나는 아침에 좀 더 늦잠을 자고, 출근길에 아침을 챙겨서 회사로 향하곤 했다.
2달 여의 뉴욕 생활을 모두 쓰려면 5편 정도로 나눠서 써야 할 거 같다.
1편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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