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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불쾌한 골짜기 이론과 AI 아이돌

by 그린미니 2023.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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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유튜브 숏츠를 보는데 "Okay, follow me!! 판도라~~~"하며 춤추는 여그룹 아이돌을 보고 맘을 뺏겨버렸다. 중독성 강한 멜로디에 예쁜 목소리 그리고 완벽하게 느껴지는 아웃핏이었고 도무지 흠잡을 데가 없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실제 인간이 아닌 그래픽 아이돌이었다.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AI 걸그룹 메이브였다. 요즘 세상을 살다 보면 "이게 정말 된다고?" 하는 일들이 많았다. 불가능할 거 같았던 가상화폐가 법제화되고 있다거나, 로봇이 인력을 완벽히 대체한다거나 뭐 그런 일들이다. 그리고 그중 하나가 AI 연예인이 등장해 실제 인간 연예인들과 경쟁하는 것이었는데, 메이브를 보니 이게 될 거 같았다. 가상의 인간에게 마음을 뺏기고 덕질하게 되는 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메타버스 걸그룹 메이브. 사진=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메타버스 걸그룹 메이브. 사진=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불쾌한 골짜기 이론

 메이브는 데뷔 3주만에 뮤직비디오 1400만 뷰를 찍었다. 과거 90년대 사이버 가수 "아담"의 처참한 흥행 실패 이후, 고무적인 역사적 기록이 탄생했다. 메이브는 어떻게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이것을 불쾌한 골짜기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불쾌한 골짜기 이론이란 일본 로봇 공학자 모리 마사히로가 처음 고안했다. 로봇이 인간을 닮아갈수록 일정 지점까지 불쾌함이 증가한다는 이론이다. 로봇이 인간과의 유사성이 높아질수록 호감도는 올라가지만 특정 시점에 도달하면 오히려 불쾌함을 느끼게 되고 호감도가 낮아진다. 인간과 닮았으나 인간과는 다른 부자연스러운 이질감에 불쾌함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아래표의 그래프에서 4번 지점을 보면 인간과의 유사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인간과의 유사성이 없는 1번 지점보다 호감도가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불쾌한 골짜기 이론
불쾌한 골짜기 이론 Uncanny valley

 요약하면 인간은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으나 부자연스럽고 이질적이고 낯선 대상에 대해 불쾌함을 느끼고 더 나아가 공포감마저 느낀다는 것이다. 사탄의 인형이나 애나벨 등 봉제인형을 모티브로 하는 공포 영화가 많은 것도 이러한 인간의 공포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인간과 정교하게 닮은 봉제 인형들에 몇몇 양념만 쳐주면 훌륭한 공포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링'이나 '셔터'를 나오는 귀신들이나 각종 좀비 영화 및 드라마에 등장하는 좀비들은 인간의 형상을 했으나 그 행위가 기괴하고 예측 불허하여 보는 인간의 불안 및 공포 심리를 자극하게 된다. 

 

메이브, 불쾌한 골짜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AI 걸그룹 메이브에 대한 인기가 급상승하는 것을 보면, 메이브는 불쾌한 골짜기를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그래프 상에서 5번, 6번 지점에 와 있는 것이다. 인간과의 유사성이 적당히가 아니라 완벽에 가까운 단계에 이르러 그 행위가 자연스럽고 이질감이 없는 단계에 다다르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팬더믹이 지나면서 현시대의 문화에 "비대면", "재택" 등의 키워드가 강력하게 자리를 잡았다. 비대면을 선호하는 MZ세대들이 새롭게 바꾸어나갈 팬덤 문화에 AI 그룹이 자리 잡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AI 걸그룹의 성공이 엔터계의 청사진 및 팬덤 문화 등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을 지 앞으로 지켜볼 일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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