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tflix 더 글로리 하도영 / 스포주의

 더 글로리 재밌습니다. 너무 재밌어요. 원래 한국 드라마 잘 안 보는 편인데, 우연히 유튜브 shorts로 "더 글로리"를 접하고는 이틀에 걸쳐 정주행 완료했습니다. 줄거리는 고등학교 시절 학폭 피해자였던 문동은(송혜교)이 17년 후 학폭 가해자 무리에게 복수를 하는 내용인대요. 현재 1부까지 완결된 상황인데, 본격적인 복수를 위한 예열 정도 된 상황입니다.

 

넌 벌 받아야지 연진아 신이 널 도우면 형벌 신이 날 도우면 천벌

어떻게 되는데? 내 몸은 이미 망가트렸고, 내 영혼도 부숴뜨렸고, 네가 뭘 할 수 있는데?

넌 지금부터 그냥 당하는 거야. 내가 그랬던 것처럼

 

 더 글로리 작품 속 배우들은 놀라울 정도로 연기 구멍이 없어요. 웬만해선 한 둘 쯤 있을 법도 한데, 극 중 캐릭터와 완벽하게 동화하여 열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김은숙 작가의 감칠맛 나는 대사를 120% 살린 열연이랄까. 더 글로리는 안 본 사람은 있어도 1화만 본 사람은 1%도 안될 거 같아요. 그만큼 모든 캐릭터들이 다 매력적이지만, 오늘은 하도영(정성일 배우)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하도영 역 배우, 정성일

 1980년 2월 3일 생으로 대구광역시 출생입니다. 가족으로는 아내와 아들 정선율군(2017년생)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외모와 분위기에 비해 무명시절이 길었던 듯싶어요. 20살 초반 데뷔 후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셨지만, 아쉽게도 제 옷을 입은 듯한 역할은 아직 못 맡으셨던 것 같기도 한대요. 이 번 Netflix "더 글로리"를 통해 인지도를 빵 올리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흑돌을 양보 받은 자

 극중 하도영은 학폭 최종 빌런 박연진의 남편이며 제평건설 사장으로 막대한 부를 가진 인물입니다. 극 중에서 하도영은 문동은(송혜교)에게 본인을 표현하기를 "태어나면서부터 흑돌을 양보받은 자"라고 이야기합니다. 금수저로 태어났다는 말을 바둑판에 비유하여 표현한 것이죠. 

 

 
 하도영은 유일한 취미가 바둑입니다. 재미로도 미학적으로 깔끔하기 때문에 좋아하죠. 문동은을 처음 만난 것도 동네 기원이었어요. 기원이라고 하면 보통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모여서 내기 바둑 두는 곳이라는 이미지잖아요. 그런데, 젊고 예쁜 여자가 기원 고인 물들 다 깨부수는 모습을 보면서 하도영은 문동은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어느새 그녀를 쫓게 되죠. 이성에 대한 호감이라고 부르기엔 미묘한 한 층 더 고차원적인 매혹을 느끼게 돼요.

 

 

나이스한 개xx

 하도영이 바둑을 좋아하는 이유는 명료해서이기도 하죠. 흑과 백만 존재하고 중간지대가 없는 명료한 세상을 하도영은 좋아하는 거 같습니다. 하지만 중간지대가 존재하지 않는 그의 성격은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는 차갑고 냉혹한 느낌을 갖게 하죠. 극 중 일진 무리 중 한 명인 차혜정은 하도영을 "나이스한 개xx"라고 평가합니다. 겉으로는 한 없이 친절하고 매너가 좋지만 그 내면은 자기중심적이고 타인에 대한 온정이란 찾아볼 수 없었거든요.

 

  하도영은 제평건설 사장으로 그에겐 수행 운전기사가 있죠. 어느 날 밤, 기사는 차에서 선물 받은 와인을 꺼낸 다며 하도영에게  우산을 잠시 들어달라고 부탁합니다. 하도영은 표정 변화 없이 우산을 덤덤하게 받아 들죠. 그리고 기사가 하도영에게 와인을 건네는데, 하도영은 손이 없다며 거절해요. 기사는 본인은 와인을 잘 모르기에 비싼 와인은 의미가 없다고 하도영에게 재차 건네는데, 하도영은 기사에게 편의점 만 원짜리 와인을 먼저 마시고 선물 받은 와인을 마시면 차이를 알게 될 거라며 받지 않죠. 그리고 "내일 봅시다"라고 이야기하는데, 극 중에선 정확하게 나오는 내용은 아니지만 이 에피소드 후 운전기사는 더 이상 등장하지 않습니다. 아마 하도영이 해고한 거 같아요.

 

 

 하도영의 극 중 비중은 아직 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박연진에게 가장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인물이기에 시즌2에서 그의 비중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연 하도영은 마주한 진실 앞에 어떤 태도를 보여줄지 큰 기대가 되네요.